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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사랑의교회

내가 가장 아끼는 헤드 깨진 기타(펀 글)

2003.02.19 19:17

행복한 사람 조회 수:1379 추천:256

집에 기타가 네 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아끼는 기타는 헤드에 금이 간 싸구려 클래식 기타이다.

언젠가 시골집에 있으면서, 남의 기타를 빌어 칠 기회가 있었는데,
실수로 그만 그 기타를 넘어뜨려, 기타의 헤드가 금이 가고 말았다.
남의 기타를 깨뜨렸기 때문에 다른 새 기타를 하나 사주고,
금이 간 그 기타는 버릴까 하다가 아까워서
낚시 줄로 금이 간 부분을 꽁꽁 묶은 후 다시 사용했다.

그런데 제일 볼품 없는 그 기타가 치면 칠수록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지금도 집에 있을 때는 늘 그 고물 기타를 치는데,
다른 사람의 기타를 사주러 여러 번 낙원상가에 가보아도
그 기타만큼 좋은 소리나는 기타를 아직 보지 못했다.

이 깨진 기타를 보고 문득 하나님과 나 자신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몸을 가지고 이리저리 활보하고 다니다가,
여기저기서 상처받은 내 영혼을 하나님께서는 그래도 버리지 아니하시고
붕대로 감싸주시고 어루만져 주신다.
버릴까 하다가 불쌍해서 건져 온 내 영혼이 성령으로 충만하면
하나님께서는 더없이 기뻐하실 것 같다.

누가 보아도 메이커도 없고 헤드는 금이 가서 줄을 맞추기도 불안한
볼품 없는 기타이지만, 내가 그 기타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듯이,
하나님께서도 우리가 세상에서 깨지고 부서져서 더 이상 자랑할 것이 없지만
우리를 아름다운 화음으로 연주하신다.


- 이 글은 김철진 님의 '내 마음에 한 노래있어'라는 책에서 퍼온 글입니다.
  오늘 문득 이 글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새롭게 감회가 되어 옮겨 보았습니다.

  김철진 님은 '한 번 뿐인 인생,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다 사용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도 소설가로, 스포츠 신문사 명예기자로, 학원 강사로,
  공학박사과정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그리고 CCM 락그룹 '익투스'의 리더로
  쉴 틈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 우물을 파지 못함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던 적도 있지만).

  윗 글의 헤드 깨진 기타는 중국에 오기 전까지 제가 보관하고 있다가,
  중국에 올 때 볼품 없어 보였든지 아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고 왔는데
  기타를 잘못 치는 제가 들어도 참 좋은 소리가 났습니다.
  그 기타로 우리 형제들은 집에 있을 때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찬양을 했었고,
  결혼한 지금도 그 때의 행복했던 힘으로 그 때처럼 아이들과 찬양합니다.

  고물을 사랑하며 사용하시는 주님을 찬양하며
  샬롬.


행복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