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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사랑의교회

감당할 수 없는 주님의 사랑

2003.03.14 16:53

행복한 사람 조회 수:679 추천:102

제가 중국에 온지 두번째 주일로 생각됩니다. 아직 섬기는교회를 알지 못할 때라 오전에 회사 직원 몇 명을 모아 예배 드리고, 오후에 송강에 있는 조선족교회에 나갈 때였습니다. 그 날도 주일이기 때문에 이 곳 공장에서 직원들과 예배를 드리기 위해 준비 중에 믿음의 동역자들이 운영하는 홈피를 통해 학교 후배인 하을임선교사의 소식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떨렸던지 마음에 날벼락 맞는 줄 알았습니다.

하을임 선교사는 남편 정호영 선교사와 함께 태국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부부선교사입니다. 작년 7월초 출산을 위해 귀국하였는데, 출산 직후 대장암 3기에 간암으로까지 전이된 상태라는 판명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아이에게는 전이되지 않아 아무탈없이 건강했습니다.

학창시절 주님을 위해서만 살겠다고 함께 다짐하며, 언제나 발랄하고 언제나 주님을 사모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보고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 오만이었습니다. 우리 목사님이 가끔 말씀하시듯 언제든지 주님이 부르시면 갈 수 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날, 한참을 망설이다 떨리는 손으로 다이알을 돌렸습니다. 목소리를 들은지도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너무나 무심했던 것을 질책해 봅니다. 위로할 언어를 못찾고 있던 나에게 너무나 담담하고 평온하게 하시던 선교사님의 말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저 괜찮아요. 조금 쉬었다가 금방 태국으로 가야죠.
   태국은 심천과 가깝죠. 그 때 한 번 보죠."

벌써 8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상태에서 6개월 이상 살아있다는 것이 기적이랍니다. 지금은 전남 보성의 전인치료센타와 후배인 의사의 치료를 받으며 주님의 은혜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합심 기도의 힘이라고 간증합니다.

비록 우리 교회의 성도는 아닐지라도 주님의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선교사님을 위해 함께 기도 부탁드리며, 작년 크리스마스 이전에 쓴 하을임 선교사님의 글을 올립니다.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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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 사이에 나는 울보가 되어 버렸다. 기도하다가 울고 찬송부르다 울고 이야기를 하다가 울고 슬프고 서러워서도 울었지만 때로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해서 우는 울보가 되어 버렸다. 슬프고 서러워서 울 때 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여 주실 때, "네가 힘들었을 때 내가 곁에 있었노라."고 말씀하여 주실 때 나오는 눈물은 죄송함과 감사함이 뒤섞여 있었다.

불신 가정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14년째 선교단체 간사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바로 순간 순간 표현되어진 주님의 사랑 때문이었다. 부모님으로부터의 서운한 마음이 들었을 때, 동생들에게 섭섭했을 때, 그 어떤 친지도 이해해주지 못해서 홀로 서 있는 듯 했을 때마다 주님의 표현되어진 사랑은 나의 힘이었다.

7월 7일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난 후에 암환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대장암이 간암으로까지 전이된 상태라고 했다. 수술은 불가능한 상태고 항암제는 기대할 것도 없고 실망할 것도 없다고 의사는 말했다. 항암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나의 말에 고민하던 남편도 병원에서 책임질 수 없다면 굳이 항암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어디로 가서 쉬어야 하나?'
'태국에서 받은 선교사 비자가 너무 아깝다' 등의 생각과
'생명은 주께 속하였으니 기도하자'
'뭔가 주님의 계획이 있을거야'하는 느낌들이 교차하며 병원에 누워 있었다.
선배 간사님들이 병문안을 다녀가시면서 같은 선교단체 출신인 목사님을 한 분을 소개시켜 주셨다. 비록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는 것은 아니었지만 기도를 받는 것도 힘이 들었다. 내게 암세포가 많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한 의사는 짧으면 1개월이고 길면 6개월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벌써 5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시간만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기도할 때마다 딱딱한 암세포들이 물렁물렁해지고 줄어들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아프면서 나는 믿음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성경을 읽을 때 다가오는 말씀들이 '아멘!'으로 받아들여질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았다. 주님이 주시는 평안과 불안함,두려움이 반복되는 것이다. 어느 날 용인 선교관에서 서울로 올라오는데 살 소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어서 차라리 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남편, 자녀들, 부모님 그 누구도 내게 세상을 살기 위한 버팀목이 되지 못했다.

점점 침체 되어가는데 순간 스쳐지나가는 단어가 있었다.
예수!
재빨리 찬양을 들으며 기도를 했다.
"만약 이대로 내가 죽는다면 하나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는데 살아계신 하나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면 아니되니 나를 살려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모든 사람으로 알게하소서."
동역자들의 기도와 하나님의 말씀이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지.......
'나 무엇과도 주님을 바꾸지 않으리.......주님 사랑해요. 온 맘과 정성 다해 하나님의 신실한 친구되기 원합니다.' 요즘 즐겨 부르는 찬양이다. 아프기 전에도 주님을 사랑한다는 내용의 찬양을 많이 불렀었고 아프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찬양을 통하여 "주님, 사랑해요."라는 고백을 하게 되면 어김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다. 나의 사랑이 되신 주님이시다.

싱글로 사역할 때 크리스마스가 되면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 드리기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샀던 적이 몇 번 있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사랑하는 주님께 어떤 선물을 드려야 할까? 다른 어떤 선물보다 내가 태국에 있는 것이 가장 귀한 선물이지 않을까 싶다.

2002년 11월 어느날